아카이브 연구노트

연구발표회 후기 - 고려전기 겸직제(兼職制)의 운영

BoardLang.text_date 2009.12.08 작성자 박재우
페이스북으로 공유 X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밴드로 공유
[연구발표회 후기]

고려전기 겸직제(兼職制)의 운영


       박재우(중세사 1분과)







□ 일시 : 2009년 11월 28일(토) 오후 2시
□ 장소 : 대우재단빌딩 8층 제2세미나실
□ 주최 : 한국역사연구회 중세1분과 고려정치제도사연구반
□ 발표 :
○ 사회 : 정요근(연세대)


1. 고려전기 臺官의 겸직 운영과 성격
    발표 : 박재우(목원대)  토론 : 이정란(고려대)
2. 고려전기 尙書 6部의 判事ㆍ知事制
    발표 : 권영국(숭실대)  토론 : 이정훈(연세대)
3. 고려전기 尙書 6部의 겸직 운영
    발표 : 류주희(국사편찬위원회)  토론 : 김창현(고려대)
4. 고려전기 本品行頭制의 성격
    발표 : 김대식(성균관대)  토론 : 김보광(고려대)


 





한국역사연구회 중세1분과 소속의 고려정치제도사연구반은 고려의 정치제도에 영향을 주었던 중국정치제도사와 관련 자료의 검토를 바탕으로 고려 정치제도사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도해 왔다.
  그래서 고려초기와 고려전기의 정치제도사에 대한 연구발표회를 가졌고, 이들은 각각 『역사와현실』68호에 특집 ‘고려초기 정치제도의 형성’과 『역사와현실』73호에 특집 ‘고려전기 정치제도의 정비’로 제출되었다.

  고려의 정치제도는 중국제도를 수용하였다고는 하지만 당제와 같이 관청의 지위에 따른 상하의 통속 관계가 분명하지 않아 제도 운영 방식에 대한 이해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둘 이상의 관직이 서로 겸하여 있는 겸직제의 검토가 이루어져 왔는데, 그동안 재추(宰樞)를 비롯하여 6부 판사와 상서, 동궁관, 지방관을 비롯한 일부 관직에 대한 연구가 있었을 뿐이다.



이번 연구는 고려 정치제도사 연구에서 겸직제 운영이 갖는 의의를 재인식하고, 기존에 연구되지 않았거나 연구되었다고 해도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제도들의 겸직 양상과 성격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발표자들 모두 준비 기간이 빠듯하여 원고를 제대로 쓸 수는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발표문을 작성해 내는 저력을 보였다. 연구발표회는 가족 모임처럼 대부분 연구회 식구들로 채워졌다. 사회는 분과장이신 정요근 선생님이 보았는데, 토론을 잘 이끌어주셔서 진행이 여러 모로 부드러웠다.

  첫 발표는 박재우가 맡았는데, 대관(臺官)의 겸직 기준과 겸직 양상을 논증하고 성격을 논하되 특히 대관이 승선을 별로 겸하지 않았던 점에 주목하여 고려시기에 대관 언론의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정란 선생님이 토론을 맡아 주셔서 대관의 승선 겸직과 관련된 문제 등의 질문을 하였다.

  다음으로는 권영국 선생님이 발표를 하였는데, 6부의 판사, 상서, 지사는 별개의 존재로 모두 임명된 것이 아니라 상서가 2명 임명되거나 판사와 상서 또는 상서와 지사가 함께 임명되어 사무를 합의 결정하여 상호 견제가 되면서 왕권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토론자 이정훈 선생님은 지사 기능의 비중에 관한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중간에 잠시 쉬었다가 류주희 선생님이 발표하였는데, 6부의 상서, 시랑, 낭중, 원외랑이 본직으로서 다른 관직을 겸직하였음을 논증하고 그 특징을 6부 업무의 직주와 관련시켜 해석하였다. 김창현 선생님께서 토론을 맡아서 겸직 운영의 목적이 권력관계의 설정 외에 재정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등의 다양한 질문을 제기하였다.



마지막으로 김대식 선생님은 본품행두직을 겸한 본직이 주로 상서 6부와 시감에서 나왔고, 겸직 방식은 예종 11년의 본품행두제 제정의 전후에 아무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비롯한 다양한 사실을 밝혀내었다. 토론을 맡은 김보광 선생님은 본품을 당제처럼 산관으로 보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이번 연구는 고려전기 겸직제의 다양한 양상을 새롭게 밝혀냄으로써,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제도운영의 실상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뒤풀이도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