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경을 들어서니 이제까지 못보던 검문소가 있고 경찰들이 왔다갔다 한다. 구릉의 물결이 높아지고 멀리는 산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보인다. 레이덴, 브뤼헤 같은 작은 고도로만 돌다가 빠리에 들어서니 교통 체증에 번잡함이 새삼스럽다. 빠리를 관통하는 쎄느강은 듣던 바와는 달리 강폭이 그래도 꽤 되는 편이고 수량이 많고 유속도 빨랐다. 숙소를 빠리 중심가 씨떼 섬 부근에 잡은 덕분에 저녁 참에 쎄느 강 둔치에 내려가 씨떼 섬에 있는 "노트르 담 드 파리"의 야경을 잡았다. 노트르 담은 앞에서 보면 매우 직선적이고 권위적인 인상이나, 측후면에서 보니 표정이 풍부하였다. ![]() 아침에 보는 인상 역시 전면은 해를 등지고 있어 어두운데 비해 측후면은 산뜻했다. ![]() 유럽의 날씨란게 변덕이 참 심하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다가도 어느새 맑게 개었다가 금새 또 눈이 오기도 한다. 빠리는 그나마 독일보다는 나은 듯했으나, 개선문에 갔을 때는 도무지 짬을 주지 않을 듯했다. 그 문이란게 크기만 커서 어깨에 힘이 상당히 들어갔다는 인상이었다. ![]() 기메 박물관이나 국립도서관에 왔다갔다 하는 길에 루브르 궁이 있었으나, 저기가 거기라네 했을 뿐, 차에서 내려보지도 못했다. 지나가는 차창에서 저게 원래 개선문이라 하길래 그렇지 저 정도가 힘이 들어가지 않은 권위의 크기 아닐까 싶었다. ![]() 초행길에 관광을 제대로 하려면 촌티를 한껏 내보는게 좋다. 쎄느강의 유람선은 우리 돈으로 한 만원 하는 것 같던데, 그런대로 한 번쯤은 타 볼 만했다. 레이덴이나 브뤼헤는 바다가 가까와서 그렇다 해도 빠리 쎄느강에도 웬 갈매기들이 꽤 날았다. ![]() 유람선 운행의 하류 회항 지점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저 쪽을 바라보면 어디를 보고 있는건지, 누굴 보고 손을 치켜 든건지, 하류에서 배가 올라오는건지, 초행으로서는 당췌 알 수가 없다. ![]() 에펠 탑을 처음 세웠을 때 사람들이 괴물이라고 했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빠리가 거의 평지에 세운 도시인데 에펠 탑이라는게 과도하게 높고 뾰족하게 하늘을 찌르는게 아닌가 싶다. ![]() 밤에 조경 빨을 세우고 봐도 여전하다. 어쩌면 따끔 더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