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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현실』(125호) 시론] 역사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둘러싼 논란을 바라보며_송호정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2.11.05 BoardLang.text_hits 1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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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역사랑' 2022년 11월(통권 35호)

[『역사와 현실』(125호) 시론] 

 

역사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둘러싼 논란을 바라보며


 

송호정(한국교원대학교)


 

‘20년 넘은 논쟁에도 끝나지 않은 … ‘역사교과서 전쟁’의 역사’
‘역사 교육에 이념 논쟁 끌어들이기, 국정교과서 사태 반복될 것’
‘정권 바뀔 때마다 ‘편향 논란’에 중심 못 잡는 역사 교육 …
해 묵은 논쟁 매번 되풀이’


 

1. 교육과정과 역사교육

이 문구들은 지난 9월초 새로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 발표된 직후 일부 신문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제목을 보면 앞으로 교육과정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에서 20여 년 동안 계속된 역사교과서 서술 논쟁이 재연될 기미를 보인다. ‘친북반미 교과서’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까지, 학생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의 역사교육 문제는 오랜 논란이었고, 그 시간만큼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소모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과 역사과 교육과정 초안은 필수과목인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외에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교과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행 교육과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수정 보완하는 수준에서 마련되었다. 현행 교육과정과 새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라면 고등학교 한국사가 이전보다 전근대사 내용이 축소되어 사실상 근현대사로 단원 구성을 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2022 개정 한국사 교육과정 시안에 대해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에서는 곧바로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썼고, 6・25 전쟁을 서술하면서 ‘남침’이라는 단어를 빠뜨렸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을 단순하게 서술하는 과정에서 남침 등의 단어가 빠진 것뿐이라면서도 해당 용어들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역사교사들도 역사 선택과목 축소와 중․고등학교 한국사 내용 구성의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성명서를 내었다.1) 역사관련 학회에서도 새 교육과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교육과정에 대해 많은 관련 학회나 단체, 언론사, 정치권 등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것이 역사 교과서 서술의 지침이자 역사교육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은 학습 내용의 구성이자 학교 교육이 나아가야 할 일반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과정은 교육인적자원부 고시로 발표되는 국가 수준의 법적 효력을 가지는 규정이다. 달리 말하자면 교육과정은 모든 교과가 따라야 할 강제적인 지침이라 할 수 있다.2) 교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교육과정 각론에서는 대단원과 중단원, 소단원, 그리고 각 단원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을 일일이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어느 시기이건 교육과정이 만들어지면 각계각층으로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하였다. 이번 교육과정 개편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고등학교 한국사가 근현대사 중심으로 마련되면서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번 새 교육과정의 최종 시안을 보면서 이를 역사교육의 위기로 받아들이는 전공자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최종 시안의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의 단원 구성 문제 및 선택 과목으로 개발된 ‘현대 세계의 이해’ 과목의 내용과 관련된 논란 등이 결과적으로 역사교육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필자 역시 새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는 한 사람으로서 작은 지면일지라도 더 나은 교육과정이 마련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시작한다.

 

2.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적인 내용들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 연구는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래지향적 사회교과군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3)와 ‘역량 함양 사회교과군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4)라는 두 개의 사전 연구를 계승하며 진행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심의위원회와 자문회의를 거쳐 수정 보완 작업을 하였고, 가장 최근에는 최종안을 두고 국민참여소통채널5)을 개설하여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쳤다. 일찍이 개정 교육과정의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한 논문도 제출되어 그 과정과 내용을 다른 분들도 확인할 수 있다.6)

교육과정 개정이 10여 년을 주기로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2022 교육과정 개정은 그 실제 주기가 매우 짧았다. 중학교 역사 Ⅰ(세계사)은 겨우 1년을 적용했고, 중학교 역사 Ⅱ(한국사)는 한 번도 적용하지 못한 학교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새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현장의 반응을 살피지도 못한 채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는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하였다.

이번 교육과정은 개정 주기가 짧아지면서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교육 주체들(교사, 학생)의 피로도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 주체들은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 활동을 준비하고 대비한다. 교육과정이 자주 바뀔수록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새롭게 적용될 교육과정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맞는 준비를 새롭게 해야 한다. 따라서 새 교육과정 개정에서 가장 고려했던 요소는 새 교육과정을 적용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교육과정 개정을 논의하는 데에 따른 교육 주체들의 피로감과 불안감이었다.

먼저 현장 교사들에게 의견을 구하였다. 현장 교사들은 현행 교육과정 체제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요구하였다.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연구에 따르면 76.2%의 교사가 현행 과목의 편제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중학교 한국사를 전근대사 중심으로 구성하여 계열성을 확보하는 것에 60% 이상이 적절하다고 응답하였다. 이에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가장 기본적인 의제는 현행 체제를 어느 선까지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은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수정 보완하는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현행 교육과정처럼 한국사 영역에서 중학교 전근대사 중심, 고등학교 근현대사 중심으로 편성하여 계열성을 확보하고, 한국사의 중-고 연결적인 학습을 위해 세계사를 중학교 2학년에 역사 Ⅰ로 배치하고, 한국사를 중학교 3학년 역사 Ⅱ에 배치하였다. 고등학교 한국사의 경우는 중학교와 계열성을 고려하여 근현대사 중심으로 하되, 첫 단원은 중학교와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전근대사를 다루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번 교육과정 개발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고려하여 한국사 Ⅰ과 Ⅱ가 분책되므로, 한국사 Ⅰ에서는 전근대사부터 일제 강점기 경제․문화까지 다루고, 한국사 Ⅱ에서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부터 광복 이후 현대사를 다루었다.

또한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자율적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는 고교학점제의 시행으로 새로운 선택과목이 개발되었다. 고교학점제의 실시와 함께 그 동안 두 과목이었던 일반선택 과목이 세계사 한 과목으로 줄어들었고, 일반선택 과목이었던 동아시아사가 ‘동아시아 역사 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진로 선택과목으로 개발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진로 선택과목으로 ‘현대 세계의 이해’라는 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체 교육과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고교학점제의 운영을 위해서는 교과마다 최소 선택과목이 4과목이 있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해 역사과에서는 융합선택 과목으로 ‘역사콘텐츠와의 대화’ 과목을 준비하였다.

결론적으로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중학교 역사 Ⅱ(한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의 중-고 계열화 유지를 명확하게 한 점이고, 또 하나는 고교학점제의 도입으로 인해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보장하는 의미에서 선택과목(일반, 진로, 융합)이 이전의 교과에서 조정되고 또 새롭게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한국사와 세계사의 통합적 이해 도모와 탐구활동 강화7) 등이 이전 교육과정과 비교해 중요한 변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3. 한국사 교육의 중-고 계열화는 적절한 것인가?

현행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역사 과목이 2학년 때 세계사를 먼저 배우고 3학년 때 전근대사 중심의 한국사를 배우도록 한 것과 고등학교 한국사가 근현대사 중심으로 마련되게 된 데는 역사교육의 계열화 논리가 그 배경에 있다.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한국사 교육의 경우, 자주 언급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계열화이다. 오랫동안 한국사 교육은 비슷한 역사적 사실들을 깊이만 조금 달리한 채 거의 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이 중복되고 있다는 데 비판이 집중되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제4차 교육과정부터 초․중․고등학교 한국사 교육의 계열화가 논의되었다. 이후 중등학교를 8학년(중2), 9학년(중3), 10학년(고1)으로 구분하여, 하나의 교육과정 체계 속에서 고민하는 논의가 마련되어 왔다.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중․고등학교를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이해하고 만들어진 것인데, 새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개발진의 입장에서는 기존 2015 개정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전근대 한국사의 이해’ 영역에 너무 많은 학습 요소가 나열되어 있고, 내용의 상당 부분이 중학교 역사와 중복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때문에 새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는 전근대사의 핵심적인 내용 요소를 강조하고 중학교 역사와 중복되지 않도록 개편하였다. 따라서 전근대사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조선후기라는 주제사와 시대사가 한 단원에 서술되는 형태로 마련하였고, 전근대의 비중도 근현대에 비해 이전의 1/4 비중에서 1/6 수준으로 줄였다. 사실상 한국사 교육과정을 근현대사로 편성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선사로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역사를 한 단원에서 모두 배우게 짜여진 교육과정은 지나치게 무리한 내용 구성이라 할 수 있다. 한정된 지면에 전근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사를 서술하는 일 역시 그동안 주제사 서술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다. 만일 이처럼 단원이 불균형하게 구성된다면 학생들은 역사 교과를 더욱 어렵게 생각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또한 학생들이 역사과 선택과목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실제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전근대사 수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고등학교 수능 시험에서는 전근대사가 근현대사보다 많은 비중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전근대사 교육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과정 개발진의 생각과 달리 우리 학생들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중학교 때 배운 역사 지식을 많이 간직하고 있지 않다. 사실 어제 배운 내용을 오늘 잊어버리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여기서 계열화의 논리적 모순이 드러난다.

그동안 한국사교육 계열화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8) 더구나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계열화나 내용 구성 방안을 교과서에 제대로 반영하여 서술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금번 교육과정 개발진은 역사교육의 계열화를 중-고 학년에 따라, 즉 시계열의 차별성에 따른 교육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계열성이란 개념을 차별성이란 용어로 대체하는 것은 잘못임이 이미 지적되었다.9) 계열성을 도모한다는 것은 초․중․고의 내용 선정과 조직을 위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직하자는 것이지 단순히 다르게 구성하자는 것은 아니다.

계열성은 학년에 따라 한국사를 시계열적으로 학습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통사가 되든 주제사나 분야사가 되든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역사 이해 수준에 따른 교육과정 마련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계열화라고 할 수 있다. 계열화는 교육과정뿐 아니라 교과서나 교수, 수업 수준의 계열화도 계열화라 할 수 있다.10) 앞으로 계열화의 다양한 형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공개된 새로운 교육과정이 마련되기까지는 학교 교사들의 목소리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쓰여지는 교과서에는 기본적으로 전문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가 반영된다. 때문에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데에는 학계 전문가들의 연구 성과와 견해가 중요하다. 여기에 학교 현장의 상황과 교사들의 견해를 고려한 교육과정이 마련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번 교육과정은 개발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우선시하였고, 학계를 대표하는 자문위원들이 정식 절차를 통해 여러 차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의견들은 모두 계열화의 논리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중학교 역사과 교육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중학교 역사과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사와 한국사가 분리 분권화되어 역사 Ⅰ에 세계사가, 역사 Ⅱ에 한국사가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 당시 ‘역사’라는 과목으로 통합되면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통합적 이해를 도모하였으나 교육현장에서는 앞에 배치된 한국사 학습에 집중하고 세계사는 거의 가르치지 않는 문제점이 나타나 오히려 세계사 고사의 상황이 닥쳤다. 한국사와 세계사의 통합적 이해를 지향하는 방향성은 중요하였지만 세계사 교육을 되살리는 것이 우선적 과제였기에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사와 세계사를 분리하여 분권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세계사 교육은 3단위로 운영된다. 어느 정도 세계사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어 학습량의 과다나 학생들의 이해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사 교육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사를 중학교 2학년 때 배움으로써 3학년 때 배우게 될 한국사 교육은 결과적으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학교 현장의 중학교 3학년 역사 Ⅱ(한국사) 수업은 2단위로 운영된다. 따라서 근현대사의 한 단원을 포함해 전근대사 중심으로 쓰여진 한국사 수업은 원래의 계획과 달리 조선시대 역사도 다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마무리 된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의 학사 일정상 중간고사 이후는 고입을 준비하느라 수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많은 중학교 역사교사들은 중간고사 기간까지 고려시대 역사도 배우지 못한 학생들에게 중간고사 이후 조선후기까지의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매우 벅차다고 한다.11) 더욱이 새 교육과정 마지막 단원에 마련된 근현대사 단원은 코로나 19 등의 전염병이나 기후위기 심화 등 새로운 주제를 구성하는 노력을 하였지만 사실상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상에서 계열화의 논리적 모순과 학교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새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제기한 계열화 개념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업 현실 문제 등을 고려하면 세계사를 중 2에 배치하고 중 3에 한국사를 배치하는 교육과정 또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세계사 교육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사 교육 과정에서 한국사 교육이 부실해지는 것보다는, 한국사를 세계사와 함께 학습하는 과정에서 역사교육을 진흥시키는 쪽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통합적 이해 과목으로 설계된 ‘역사’ 교과 설정의 본래 의미를 생각한다면 한국사와 세계사가 함께 시기별로 서술된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마련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4. ‘한국사’ 교과목명에 걸맞은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사’는 한국의 역사를 통해 현재 한국 사회와 오늘날 삶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이해하고,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안목을 키우는 과목이다. 나아가 한국사가 세계사 속에서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배움으로써 평면적이고 단선적인 역사 인식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역사를 이해하게 하는 과목이다.12) 이처럼 ‘한국사’라는 과목이 고등학교에 개설되는 것은 그 과목을 통해 우리 역사의 정체성과 그 특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13)

역사교육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사회에 대하여 올바로 인식하고, 사회모순을 해결하는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발전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데 있다고 할 때, 근현대사 교육은 이러한 취지에 잘 들어맞는다. 근현대사 교육의 중요성은 오랫동안 강조되어 왔다. 우리 역사에서 특히,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서 식민지가 되고, 그 지배가 해방 이후에도 민족의 분단으로 이어진 한국 근현대사의 과정은 현재 사회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14)

그러나 한국사 교육의 목표가 역사 속의 변화를 이해하고 비판적 성찰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서 한국사 교육이 오로지 근현대사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근대 시기, 고대와 고려, 조선 시기의 역사 학습을 통해서도 사회에 대하여 올바로 인식하고 사회모순을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게 할 수 있다.

한국사 교육과정에서는 각 시대의 특징과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고등학교 역사교육, 특히 한국사 교육에서 적어도 한번은 통사학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는 연대순에 따르는 통사적 접근 자체가 변화를 인식한다는 역사학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역사적 이해에도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사 서술이 갖는 망라주의와 국가주의 문제에 대한 지적은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다.15)

이상의 문제의식 속에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한국사 전 시기의 역사가 균형있게 서술되어야 마땅하다. 새 교육과정처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걸쳐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로 그 단원과 서술 시기를 나누는 것은 바람직한 역사 이해가 아니다. 한국사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별로 특성을 보이며 전개되었다. 우리 역사를 전근대와 근대 이후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시각이다.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의 경우 모두 ‘한국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의 역사를 여러 주제와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서술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 역사 과목은 중학생 수준에 맞는 역사 서술이 모색되는 것이 이상적이고, 고등학교에서는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통사나 주제사・분류사 등 새로운 방식의 한국사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기제로 운영됨에 따라 ‘한국사’가 Ⅰ과 Ⅱ로 나뉘고, 이에 따라 교과서도 분책하여 구성된다. 한국사 Ⅰ 교과서와 한국사 Ⅱ 교과서는 독립성을 갖춘 완전히 다른 성격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한국사 교육과정을 준비하면서 또 하나의 큰 쟁점은 한국사 Ⅰ의 끝을 어느 시기로 할 것인가였다.

교육과정 심의진과 많은 전공자들은 2015 교육과정에 따라 한국사 Ⅰ을 전근대+개항기, 한국사 Ⅱ를 일제강점기+현대로 구분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개발진은 오히려 반대의 시각에서 한국사 Ⅰ, Ⅱ를 전근대와 근현대로 나누는 것이 단순한 구분이며, 그럴 경우 기존 교육과정보다 훨씬 더 전근대의 비중이 강화되며 현대사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결국 한국사 Ⅰ에 전근대 한국사의 이해를 포함, 일제의 식민지 통치와 민족운동의 전개까지 서술하고, 한국사 Ⅱ에 일제강점기 독립 국가 건설 운동부터 현대사를 서술하기로 하였다.

1권과 2권의 명확한 시대구분 기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 교육과정 내용을 보면, 현대사 중심인 한국사 Ⅱ의 맨 앞 내용으로 해방을 위한 독립운동이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일제 강점기 문화와 독립운동 내용을 시대구분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30년대의 문화와 독립운동을 구분하여 한국사 시기 구분의 기준으로 하는 것은 어느 역사 전공자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발상이다. 이는 교과서 구성의 기형성을 초래할 뿐 아니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취지에도 어긋난다.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시대구분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역사를 각 시기의 특성에 따라 시기를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라 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의 시대구분은 특별한 방법론을 사용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보통 왕조별 시대구분을 해왔다. 그것이 왕조별 시대구분이 아니더라도 한국사 Ⅰ과 한국사 Ⅱ의 시대 구분 기준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전 교육과정과 다른 새로운 교육과정이다. 기존 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더라도 한국사 Ⅰ과 Ⅱ가 분책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한국사 1권은 개항기까지 다루는 전근대사를 포함하고, 한국사 2권은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사를 서술하면 시대구분의 원칙은 물론 ‘한국사’라는 교과의 명칭에도 부합하는 교육과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고시까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국사 Ⅰ을 전근대사, 한국사 Ⅱ를 근현대사로 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면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한국사 교과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5.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선택과목을 개발하자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에 기반한 교육과정으로 교과마다 다양한 선택과목이 제안되어 개발되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공통과목 이수 후 진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로 구체화되었다.16) 그러나 고교학점제의 처음 취지대로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학생들은 수능 점수가 높게 나오는 과목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과학과 및 사회과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시행과 함께 학생들의 지지와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롭게 구성된 다양한 선택과목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새 교육과정의 선택과목은 크게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3가지로 분류되는데, 역사과에서는 융합선택 과목으로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으로 ‘역사콘텐츠와의 대화’가 마련되었다.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는 고등학교 역사과 융합 선택 과목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며, 사회과 및 과학과 등 타 교과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융합적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는 ‘세계 대전 이후 평화’, ‘냉전과 과학 기술’, ‘지역분쟁과 역사 화해’, ‘세계화와 이주’ 같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를 논쟁적으로 접근하고 성찰적으로 탐구하는 과목으로 개발되었다. 따라서 역사의 논쟁성과 해석의 다양성을 인식하고 타자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함양하는 과목으로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한국사 과목의 교육과정이 근현대사 중심으로 마련되었음에도 한국사를 주제로 한 융합선택 과목 역시 한국 현대사를 주제로 한 과목이 선택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17)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 과목명처럼 이 과목은 근현대사 중심의 한국사 교과와 차별성이 적다. ‘평화’, ‘냉전과 과학 기술’, ‘세계화와 이주’ 등의 내용은 일반사회 과목의 내용과 차별성이 없고, 역사 교과로서의 특성을 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루는 주제의 폭이 광범위하고 학문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내용도 많아 교과서로 서술하는데 어려움은 물론,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진로선택 과목으로 개발된 ‘역사콘텐츠와의 대화’ 교과는 정식 교과목으로 교육과정 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일차적으로 역사 교과의 정식 선택과목으로 개설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처음 계획과 달리 역사과에서 선택과목이 하나가 축소된 것은 중간에 필수 과목인 한국사의 시수를 5학점으로 줄여야 한다는 요구를 다시 6학점으로 복귀시키면서 다른 교과 교육과정 위원들의 역사 선택과목 감축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18)

한국사가 필수과목이기 때문에 역사과의 선택과목 수를 다른 과목에 비해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선택과목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권을 가진 과목이라는 의미이다. 만일 역사과에서 ‘역사콘텐츠와의 대화’ 과목이 개설 안 되면 역사 과목은 한 학기 수업을 개설할 수 없다. 따라서 2025 학년도부터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고,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역사과 선택과목이 축소되어서는 안된다.

 

6. 전근대사와 근현대사가 균형잡힌 교육과정이 마련되길 기대하며

최근 새로운 교육과정 시안을 둘러싸고 보수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연일 정쟁화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역사교육을 왜곡하고 위축시키고 있다. 심지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고등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온 한국근현대사 과목을 좌편향 교과서라 매도하고, 그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 국정교과서 파동으로 올바른 역사교육의 중요성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하였다. 역사교과서 파동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것인지 깊이 체험을 한 전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조만간 발표될 역사과 교육과정이 많은 교육 주체들에게 환영받고 정쟁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본문에서 서술했듯이 교육과정에 따라 서술된 역사교과서는 역사인식을 획일화시킬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다양한 역사교과서의 출현을 가로막고, 역사서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다음 교육과정 개정 때부터는 교육과정을 대강화해서 학교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의 범위와 학습목표의 개요 정도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학습내용과 목표는 교과서 집필자나 교사에 의해 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19)

최종 시안에 따르면 2022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은 중-고 교육과정의 계열화라는 논리 속에서 고등학교 한국사를 근현대사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이것은 한국사 교과 개설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근현대사 중심의 내용 구성에 대해 대부분의 역사전공자들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전근대사를 축소하게 된 논리의 결여는 물론, 한국 근현대사 중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불러올 정치적인 논란과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의 최종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지만, 역사교육이라는 큰 목표 속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수준에 맞게 전근대사와 근현대사가 균형잡힌 교육과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중-고 교육과정의 계열화라는 틀 속에서 학생들의 인식 수준을 고려하지 않거나, 한국 근현대사 교육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전근대사를 축약하거나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균형잡힌 한국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한국사 교육의 약화, 나아가 역사교육의 약화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미주>

1)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산하 지역 역사교사모임에서는 2022년 9월 5일자로 ‘철지난 이념논쟁, 역사과 교육과정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중단하라. -학생 선택권 보장을 위해 고등학교 역사과 선택과목 4과목을 개설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2) 김한종, 2006 『역사교육과정과 교과서 연구』, 선인, 128쪽
3) 2021년 4월 4일 보고서 제출. 연구기간 : 2020.11.05.~2021.04.04. 연구 책임자 박병기. 역사과 연구원 김정인(춘천교대), 문순창(경기 운산고)
4) 2021년 10월 28일 발행. 연구책임자 차조일. 역사과 연구책임자 강선주(경인교대)
5) 교육부에서는 2020년 8월 30일부터 국민참여소통채널 누리집을 개통하여 현재까지 개발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 및 교과 각론 시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하였다.
6) 박상필, 2022 「2022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의 개발 과정과 특징 -‘2022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공개 토론회 자료집’을 중심으로-」 『역사교육논집』 80, 역사교육학회
7)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추구하고 있으며 교육부장관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발표시 한국사의 탐구 중심 교육과정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미 역사교육 현장에서는 지식 중심, 암기 중심의 역사 수업을 탈피하고 학생들의 역사적 사고력을 함양하고 탐구와 활동 등 학생 중심의 수업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와 실천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여, 교육과정 수준에서도 탐구의 성격을 강화하기로 하고, 여러 방안을 강구하였다. 대표적으로 역사 1의 첫 단원을 역사 탐구의 방법을 안내하고 실습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역사 2의 마지막 단원을 탐구활동으로 구성하여 역사 지식을 형성하며 중학교 역사 과목을 갈무리하는 것으로 설계하였다.
8) 김한종, 2006 앞의 책, 91쪽 ; 김한종, 2015 「교육과정 구성 논리로 본 2015 개정역사교육과정의 쟁점」 『역사교육연구』 23, 역사교육학회, 22~27쪽 ; 최상훈, 2021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부쳐」 『역사교육연구』 40, 역사교육학회, 16쪽
9) 최상훈, 2021 앞의 논문, 16쪽
10) 방지원, 2006 『역사교육의 계열화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 최상훈, 2003 「역사과 독립의 필요성과 내용조직 방안」 『역사와 담론』 35, 호서사학회 ; 최상훈, 2021 앞의 논문, 16쪽
11) 이상의 내용은 현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파견 교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12) 교육부, 2022년 8월 11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과 최종 시안
13) 윤세철, 1999 「자국사, 그 당위와 실제」 『歷史敎育』 69, 30~31쪽 ; 김육훈 외, 2014 「특집 : 역사교육을 묻는다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에 대한 4개의 질문, 10인의 응답」 『역사비평』, 역사비평사
14) 김한종, 2006 앞의 책, 125쪽
15) 정하현, 2015 「동아시아사와 역사교육에 있어서 국가주의적 시각」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소통』 제58회 전국 역사학대회 발표논문집, 51〜61쪽; 백은진, 2015 「무엇을 위한 역사교육이어야 하는가?」 『역사교육연구』 22, 287~ 324쪽 ; 도면회, 2017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시안 개발 발표에 대한 토론문」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시안 개발 세미나』자료집, 103~105쪽
16) 교육부, 「보도자료 : 2025년 포용과 성장의 고교교육 구현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발표」, 2021. 2. 17.;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시안)」, 28쪽, 2021. 11. 24.
17) 새 교육과정 개발 초기에는 역사과 선택과목도 일반사회나 지리 교과와 같은 수의 선택과목이 준비되고 있었다. 세계사나 동아시아사, 현대 세계의 이해 외에도 문화유산 기행이나 일상생활의 역사 등 다양한 선택과목이 준비되고 있었다.
18) ‘역사 콘텐츠와의 대화’ 선택 과목은 처음부터 역사과에서 준비했던 교과이다. 그런데 교육과정 개발 중간에 필수 교과인 한국사의 시수를 6학점에서 5학점으로 줄이자는 안이 전체 위원회에서 발표되었고, 이에 역사 교사들은 물론 역사과 교육과정 개발진, 심의위원 등의 노력으로 다시 6학점으로 복원되는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역사과 선택 과목 하나를 줄여야 한다는 다른 교과 위원들의 요구로 인해 역사과에는 세 개의 선택과목만이 허용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과에서 선택과목이 3개만 개설되면 고교학점제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타교과 위원들을 설득하여 반드시 개설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19) 김한종, 2006 앞의 책, 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