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기사

웹진기사 연구반 탐방

[연구반 탐방] 고중세 3개 분과, 미술사까지 학술 융합의 장 "불교사상·문화반"_김윤지

작성자 한국역사연구회 BoardLang.text_date 2023.08.29 BoardLang.text_hits 2,168
페이스북으로 공유 X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밴드로 공유
웹진 '역사랑' 2023년 8월(통권 44호)

[연구반 탐방] 

 

고중세 3개 분과, 미술사까지 학술 융합의 장
"불교사상·문화반"


 

김윤지(중세1분과)


 

불교사상·문화반은 신라, 고려,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남긴 각종 글을 모아놓은 『동문선』의 불교 관련 글들을 읽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중세시기 많은 종류의 종교 의식들이 빈번히 개설되었고 당시 작성된 의식문들이 『동문선』을 비롯한 여러 문집들에 전합니다. 의식문의 내용중에는 어떠한 과정으로 의식이 진행되었는지, 의식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은 어떻게 셋팅되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도 적잖이 남아있습니다. 고려사나 조선왕조실록으로는 알아내기 어려운 것들이죠. 이러한 의식문들에는 당대인의 보편적인 사유 또는 개별적인 바람 등이 담겨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소망했을까요.

 

우리의 첫걸음, 분과의 경계를 넘다

우리반은 2018년에 고대사, 중세1분과 불교사 연구자들의 만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전보다 많아진 불교사 연구자들이 각자의 연구 감각과 시선을 공유할 필요성으로 합심한 것이었습니다. 불교 자료에 대한 탐색은 단대에 한정될 수 없죠. 이후 신입반원이 꾸준히 들어왔고 중세2분과 불교사 연구자까지 참여하면서, 고중세사 3개 분과의 연구자들이 함께 학습과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 걸음, 문헌과 미술의 만남

2020년에는 불교 미술 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반의 구성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불상의 배에 담긴 유물, 중국의 불교 의례 등을 전공하는 미술사 연구자들이 『동문선』 자료를 함께 독해하자 문헌이 시각적으로 이해되는 또 다른 학술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문헌이 한층 입체적으로 읽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헌사 연구자와 오브제, 유적의 실상을 다루는 연구자들과의 대면으로 학술 교류의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자평합니다.

 

2022년 공동연구발표회 “동문선, 다시 보다 신라·고려의 불교문화”

그간 함께 읽은 동문서 자료를 토대로, 불교의례와 교단/백고좌법회/호남불교계/사리신앙/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 발표가 이루어졌고 신라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과 기록들, 문헌에 대한 미술사의 시각과 분석법 등을 이해할 수 있는 학술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올해 우리반은 7월까지 『동문선』 권110과 권111에 수록된 의식문들 가운데 10편을 읽고 분석했습니다.

  1. 소재도량소[消災道場疏]
  2. 불정도량소[佛頂道場疏]
  3. 미타상의 점안을 찬양하는 글[彌陀像點眼慶讚疏]
  4. 무량수여래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한 탱화에 안치하고 점안하는 글[無量壽如來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合安一幀點眼疏]
  5. 《법화경》《열반경》《금광명경》《무량수경》을 전독하는 소[法華經涅槃經金光明經無量壽經轉讀疏]
  6. 금자 《법화경》을 베끼고 올린 글[寫成金字法華經疏]
  7. 용화회소[龍華會疏]
  8. 흥국사에서 금경을 설경한 글[興國寺金經說經疏]
  9. 선원사에서 경찬법회를 베푸는 글[禪源社慶讚法會疏]
  10. 선원사를 복원한 데 대한 글[復禪源寺疏]

의식문은 다종의 불교 경전에 기반한 문구, 어휘 등으로 가득차있어 읽어내기 어렵기도 합니다. 어려운 만큼 반원들이 함께 모여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벌써 햇수로 6년째네요. 더딘 걸음이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고중세 사상과 문화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8월은 선원사 복원, 망자 천도를 위한 의식문 등을 읽습니다. 재밌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