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를 졸업하고 10년 만에 용기를 내어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용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학문과 나 사이에 생긴 장벽은 너무나 높았고 많았다. 두 학기를 보내며 하나하나 도장 깨기를 하듯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오히려 학문에 대한 막연한 갈증만 더욱 커졌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2025년 제14회 예비-초보 전문가를 위한 한국사교실(이하 한국사교실)>에 참여하게 되었다. 선배들의 추천을 받아 참여하게 된 이틀간의 한국사교실은 나에게 학문의 장벽을 넘어설 발판이 되어 주었다.
한국사교실은 선배 연구자들이 시대별 연구 방법을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자리로, 대학원생들이 한국사 연구의 방향성을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공부를 시작한 후배들이 연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줄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다른 시대를 공부하는 연구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나에게 다양한 시대를 연구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틀간 진행된 교육은 OT를 시작으로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시대별 연구 현황과 전근대·근현대별 데이터베이스(DB) 활용법을 배우는 과정으로 구성되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한국역사연구회의 각 분과 활동, 특히 연구반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교육에서는 시대별 연구 경향과 방법론,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료들이 소개되었으며,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와 접근법이 공유되었다. 시대별 강의가 모두 끝난 후 진행된 류기현 선생님의 ‘역사학 논문 쓰기 입문’이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와닿는 강의였다. 역사학 논문의 기본 요소부터 작성 과정까지 단계별로 설명해주시면서 선생님께서 실제 활용했던 방법과 사례를 직접 보여주셔서 더욱 공감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선행 연구들을 보며, 후속 연구자들은 어떤 연구를 할 수 있을까 장난스러운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선생님은 선행 연구가 있어도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해주셨다. 다른 해석과 방법을 통해, 나만의 독창성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은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아낌없는 조언이 나에게 큰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논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막막해 하는 나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였다. 특히,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연구자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을 통해 연구자의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문제를 마주하지 않으면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리고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지만 결코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선배 연구자들이 직접 경험한 시행착오와 연구 방법을 공유하며 후배들이 같은 실수를 줄이고 더 효율적인 연구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처럼 연구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에게도 이 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져 후배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대학원에 입학한 나는 늘 공부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부담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러나 이번 한국사교실을 통해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연구 방법을 체계적으로 익히고, 선배들의 경험을 듣는 과정은 앞으로의 학업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성장하는 존재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보다 한 걸음 앞서 나아간 선배들이 있고, 함께 걸어가는 동료들이 있기에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걸림돌을 만나겠지만, 그 돌들도 계속 부딪히다 보면 나의 것이 될 것이고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나의 연구도 한층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