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가장 큰 고민은 삼일운동의 중층성을 과거처럼 주체의 영역에만 한정해서 분석할 것인가 하는 지점이었다. 주체 내부 뿐 아니라, 시간‧공간의 영역에서도 중층적 요소가 작동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공간은 제국과 식민지, 도시와 비도시라는 두 층위로 구분이 가능할 것이고, 시간은 파리강화회의와 같은 세계사적 흐름과 학교 학기 진행과 같은 일상적 흐름, 일제의 삼일운동 탄압정책과 같은 비일상적 흐름이 중층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체‧공간‧시간의 중층적 구분들을 논문에서 그대로 나열해버리면 분석과 서술이 너무 어렵다는 생각에 오랜 시간 고민하였다. 그러다 착안한 것이 학생 주체와 공간의 결합이었다. ‘도시학생’과 ‘비도시학생’이라는 구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도시학생’이라는 구분은 중등학교 이상 학생 전부를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삼기 위해 설정하였다. 물론 ‘도시학생’ 내부에도 보통학교 학생들이 일부 끼어들어와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보통학교 학생 대다수는 ‘비도시학생’이라는 명칭에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도시학생’ 내부에서도 운동의 주체성이나 이동성 등을 감안하기 위하여 ‘도시출신 학생’과 ‘도시유학생’이라는 개념을 추가적으로 설정하여 분석대상으로 삼고자 하였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고민한 대목은 학생층 내부의 젠더적 차이였다. 식민지 조선에서 ‘여학생’은 희귀한 존재였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현모양처 양성에 집중되어 있었다. 교육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여성에 대해서는 시민적‧공민적인 접근보다도 가정 내 역할에 국한된 접근이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여학생으로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식민지 조선을 벗어나 외부로의 유학만이 선택지였고,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여성 자체가 대단히 소수였다. 이러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삼일운동에 참여한 여학생들의 모습은 남학생의 활동양상이나 선택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고,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었다.
삼일운동을 탄압하던 ‘일제’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기존의 ‘탄압정책’은 헌병경찰과 군대의 물리적 탄압에 주로 집중되어 있었고, 재판을 통한 사법적 탄압과 매일신보와 친일파들의 선전전을 통한 사상적 회유 등이 주로 다루어져 왔다. 여기에 조선총독부 내무부 내 학무국을 중심으로 한 학생들에 대한 행정적 탄압을 주요하게 다루려고 했고, 물리적 탄압과 사법적 탄압의 측면에서도 학생들에 대해서만 특별히 행해진 방식들의 내용과 다른 집단에 대한 처벌과의 차이를 살피고자 하였다.
많이 부족한 논문이지만, 논문을 완성하는데 있어 일등공신이면서도 논문을 완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했던 장본인이 있다. 바로 국사편찬위원회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19년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를 출범하였다. 그동안의 연구들이 지역 단위의 삼일운동의 세세한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데 머물던 것을 삼일운동 전체에 대한 양적 연구로 전환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준 것이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정보값들이 연구자가 당장 활용하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들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연구자 스스로 모든 사건 정보를 다시금 검토하고 재규정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만 하는 지난한 과정도 뒤따랐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는 이에 대한 전면적 재작업까지는 불가능했고, 다만 ‘학생’ 참가 여부에 대한 사항만을 재검토하여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에서 운동주체를 학생을 설정할 경우 파악되는 사건정보 총 370건보다 106건 많은 476건의 사건을 본 논문의 주요 분석대상 사건으로 삼았다.
그렇기에 현재의 박사학위논문은 여전히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할 부분 투성이고, 향후에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연구방법론에 대해서 논의해야만 할 의문점들을 쌓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이 연구는 삼일운동데이터베이스의 수혜를 입은 첫 번째 박사학위논문이자, 아직 미완성의 작품이기도 한 것이다. 이를 계속해서 보완해 완성해나가는 것이 현재 내 첫 번째 과제로 주어져 있다.